[첫째일기]두 번째 이야기

매일 아이의 공부를 봐 주기로 했다.

전에는 숙제있는 날만 가르쳐줬었는데 아이의 상태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나니 이젠 시간날 때 마다 가능한 매일 가르쳐줘야 겠다는 심각성을 인지했다.

어린이집 선생님에게도 알렸다.

매주 나오던 숙제를 당분간은 하지 못할것 같다 전했다.

여러 생각이 겹쳤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동안 공부한 내용을 다음날이면 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니 갑자기 겁이 나기도 했다.

경계선지능은 아닌지, 아이가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시간이 문제인건지, 혹은 지난 시간 방임했던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다시금 아이를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도 아내와 다르게 나는 아이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해도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살아평생 한국어라는걸 사용해본적도 없는 아이가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쓰고 공부하려니 당연히 힘들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숫자, 한글 모음 4개를 한 시간 반 동안 알려주고, 또 알려주고, 다음날이면 또 잊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자 답답함보다는 두려움이 생겨버렸다.

만 4세에 시작하는 한글공부를 만 6세 가까워져서 하는데도 너무 못해서 무섭게 느껴지면서도 ‘그래 너에겐 이게 외국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이건 너무 이상한데?’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병원이라도 데려가봐야 하나?’싶다가도 결국 당분간은 매일 공부시키는 것으로 조금씩 나아가 보려고 한다.

가끔 아이가 꾀돌이 같은 부분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아이가 머리가 좋은건가?’ 싶다가도, 이렇게 학습적인 부분에서 너무 못하는걸 보면 다시금 겁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퇴근하고 돌아가 아이 공부가 끝나면 하루가 다 끝나버리지만 그래도 방법은 계속 하는 수 밖에.

오히려 내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한 시간 반 동안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을텐데 그 어린 나이에 이렇게 오랜시간 공부하는 것도 다행이라 생각해야겠다.

그래도 이제 아이패드는 좀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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